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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아메리카노를 시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by 잡학박사맨 2025. 2. 27.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아메리카노 주세요"라고 주문했을 때, 의외의 반응을 마주할 수 있다. 어떤 바리스타는 "롱 블랙(Long Black)을 드릴까요?"라고 묻고, 어떤 곳에서는 에스프레소와 따뜻한 물을 따로 제공하기도 한다.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커피 문화는 한국이나 미국과는 확연히 다르다. 그렇다면 왜 유럽에서는 아메리카노가 일반적이지 않을까?


1. 아메리카노의 기원과 유럽에서의 차이점

아메리카노(Americano)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에 주둔하던 미군 병사들이 에스프레소의 강한 맛을 줄이기 위해 뜨거운 물을 섞어 마신 것에서 유래했다. 미국에서 익숙한 ‘드립 커피’와 비슷한 맛을 내기 위해 이런 방식을 사용했고, 이후 미국 스타일 커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오랫동안 자체적인 커피 문화가 발전해 왔다. 각 나라별로 즐기는 커피 스타일이 다르고, 아메리카노와 유사한 개념의 커피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굳이 ‘아메리카노’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2. 유럽 각국의 커피 문화

1) 이탈리아 - 에스프레소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는 커피 하면 곧 에스프레소를 의미한다. 대부분의 이탈리아인은 하루에도 몇 잔씩 에스프레소를 즐긴다. 물을 많이 타서 마시는 커피는 일반적이지 않으며,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면 따뜻한 물을 따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대체 메뉴:

  • 룽고(Lungo): 에스프레소보다 물을 조금 더 넣어 길게 추출한 커피
  • 카페 마키아토(Caffè Macchiato): 에스프레소에 우유 거품을 약간 올린 것
  • 카페 라떼(Caffè Latte): 우유가 많이 들어간 부드러운 커피

2) 프랑스 - 카페 크렘과 카페 누아

프랑스에서는 ‘카페(Café)’를 주문하면 기본적으로 에스프레소가 나온다. 물을 추가한 커피를 찾기 어렵고, 우유가 들어간 부드러운 커피를 원한다면 ‘카페 크렘(Café Crème)’을 주문해야 한다.

대체 메뉴:

  • 카페 누아(Café Noir): 기본적인 블랙 커피(에스프레소)
  • 그랑드 카페(Grande Café): 물을 조금 추가한 블랙 커피

3) 스페인 - 꼬르타도와 카페 콘 레체

스페인에서는 아메리카노보다는 ‘꼬르타도(Cortado)’와 ‘카페 콘 레체(Café con Leche)’가 인기다.

대체 메뉴:

  • 꼬르타도(Cortado): 에스프레소에 약간의 우유를 넣어 부드럽게 만든 커피
  • 카페 콘 레체(Café con Leche): 에스프레소와 우유를 1:1 비율로 섞은 커피

4) 독일 - 카페 크레마와 필터 커피

독일은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필터 커피(Filter Coffee)가 널리 퍼져 있다. 하지만 카페에서는 주로 ‘카페 크레마(Kaffee Crema)’를 즐긴다.

대체 메뉴:

  • 카페 크레마(Kaffee Crema): 크레마 층이 있는 연한 에스프레소
  • 필터 커피(Filterkaffee): 일반적인 드립 커피 스타일


3. 그렇다면 유럽에서 아메리카노를 마실 수 없을까?

유럽에서도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에서는 아메리카노를 판매하는 카페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현지인들은 물을 탄 커피보다는 원래의 에스프레소 풍미를 즐기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을 때 바리스타가 의아해하거나, "룽고를 드릴까요?"라고 되물을 가능성이 크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싶다면?

  • "에스프레소에 물을 넣어 주세요."라고 요청하면 된다.
  • ‘룽고(Lungo)’나 ‘롱 블랙(Long Black)’을 주문하면 비슷한 맛을 즐길 수 있다.
  • 스타벅스 같은 글로벌 프랜차이즈에서는 쉽게 아메리카노를 찾을 수 있다.

4. 유럽에서 커피를 더 맛있게 즐기는 방법

유럽에서는 커피를 마실 때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문화와 경험으로 여긴다. 현지 스타일을 존중하면서 다양한 커피를 즐기는 것도 여행의 묘미가 될 수 있다.

팁:
✔️ 아침에는 카푸치노, 오후에는 에스프레소
이탈리아에서는 카푸치노를 아침에만 마시고, 오후에는 에스프레소를 즐긴다.

✔️ 설탕과 함께하는 커피
스페인이나 프랑스에서는 설탕을 넣어 마시는 경우가 많다.

✔️ 유럽의 카페는 ‘빨리 마시는 곳’
이탈리아나 프랑스에서는 테이크아웃보다는 바에서 서서 빠르게 마시는 문화가 일반적이다.


결론

유럽에서 아메리카노가 없는 이유는 단순히 메뉴에 없어서가 아니라, 각 나라별로 이미 정착된 커피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다. 아메리카노와 비슷한 커피를 원한다면 현지 스타일에 맞춰 ‘룽고’, ‘롱 블랙’, ‘카페 크레마’ 같은 메뉴를 주문하는 것이 좋다. 유럽 여행을 한다면 다양한 커피 문화를 체험해 보고, 각 나라의 커피 스타일을 즐겨보는 것도 멋진 경험이 될 것이다.